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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 12월 4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2026년 건설·자재·부동산 경기 전망 및 시장 안정·지속가능성 확보 세미나’에서 내년 수도권 집값이 2.0%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고, 대한건설정책연구원도 지난 11월 25일 서울 신대방동 전문건설회관에서 개최된 ‘2026년 건설·주택 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수도권 집값은 올해보다 2~3%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내년 신규 입주 물량 감소와 토지거래허가제에 따른 물량 감소”를 이유로 꼽았다. 주택산업연구원은 “2~3년 전 아파트 착공 물량 감소로, 내년 주택 준공 물량은 올해 34만 2,000가구보다 더 줄어든 25만 가구로 추산된다.”라고 밝혔다. 과거 문재인 정부 때의 연평균 51만 가구의 절반도 안 된다. 이재명 정부는 10·15 대책에서 ‘갭(Gap │ 전세를 낀 주택 구입)투자’ 를 막겠다며 서울 전역의 토지거래 허가제 등 초강경 수요 억제에 나섰다. 이 여파로 주택 매매 거래가 얼어붙고, 전·월세 매물까지 부족해져 전세의 월세화 등으로 임대료가 치솟고 있다.
한편 한국은행도 주택시장의 쏠림과 과열 현상이 위험 수위에 달했다며 속도감 있는 공급 대책을 주문하고 나섰다. 한국은행이 지난 12월 23일 내놓은‘금융안정보고서(2025년 12월)’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서울의 ‘주택시장 위험지수’는 0.90으로 해당 지수를 산출하기 시작한 2010년 1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택시장 위험지수’는 2021년 1분기 0.87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하다가 2023년 4분기(0.25) 이후 다시 오르고 있다. ‘주택시장 위험지수’란 한국은행이 소득·임대료·전국 대비 서울 아파트 가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건설투자 갭 등을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현재 실물 경제 수준에 비춰 주택시장이 얼마나 과열됐는지를 극명(克明)하게 보여준다. 결국 집값 상승 압력이 금융 불안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주택시장의 가장 큰 특징으로 ‘지역 간 양극화(兩極化 │ Polarization)’를 지목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시가 총액은 11월 말 기준 1,817조 6,000억 원으로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3.3%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열풍이 정점이었던 2020년 8월 말 전고점(43.2%)을 넘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금융안정보고서(2025년 12월)’에서 “규제 강화 뒤 서울 주택 수요가 더 커졌다.”라며, “가계대출 둔화에도 가격 상승세가 잡히지 않는다.”라고 했다. 월세 비중이 임대차 거래의 60%까지 늘었다. 전국 아파트 시가 총액에서 서울 비중은 2021년 41.7%에서 2025년 43.3%로 늘었고, 올해 외지인의 서울 주택 매입 비율이 24.4%에 달했다. 무리한 규제가 서울 집중 등 시장 왜곡을 조장한 셈이다.
실제 주택산업연구원이 예상한 내년 서울 집값 상승률 4.2%는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 1.8%는 물론이고, 한국은행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2.1%의 2배 수준이다. 서울·수도권 집값은 소득과 물가보다 가파르게 오르는 데 반면, 그 외 지방에 주택을 보유한 가계는 결국 손해를 보게 된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3분기 서울 아파트 시가 총액은 서울 지역총생산(GRDP)의 3.0배로, 이 배율 역시 2018년 이래 최고 기록이다. 서울 집값과 실물 경제와의 괴리(乖離)가 확대돼 과열과 쏠림 현상도 여전히 심화하고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매매·전세·월세 등 집값이 동시다발적으로 치솟는 부동산 3고(高)가 심화하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정부가 연내에 추가 대책을 발표할 것처럼 예고하더니 우물쭈물 해를 넘기고 있다. 질병 치료든 정책이든 골든타임이 있는데 또 실기(失期)하지 않을는지 걱정스럽다. 새 정부 출범 이후 ‘6·27 가계대출 방안’, ‘9·7 공급 확대 방안’,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등 연이은 3차례의 대책을 내놨지만 모두 허사로 시장의 불안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러다가 최소 26차례 대책을 쏟아내고도 시장에 완패한 문재인 정부의 뼈아픈 실패를 답습하지 않을까 우려가 앞선다.
지난 12월 2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2일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8.48%로 집계됐다. 이는 집값 급등기였던 문재인 정부 때 2018년의 연간 상승률 8.03%를 넘어선 것이자, 역대 최고치였던 노무현 정권기의 2006년 23.46% 이후 19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올해 상승률이 크게 변동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지역별로는 송파구의 상승률이 20.52%로 가장 높았고, 성동(18.72%), 마포(14%), 서초(13.79%), 강남(13.36%), 용산(12.87%) 등 이른바 ‘한강 벨트’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 6.6%(주택산업연구원)는 노무현 정부 말기였던 2006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다. 남북 소득 격차가 29배라고 하는데, 남남 부동산 자산 빈부 격차는 무려 130배란 통계도 있다. 물론 고삐 풀린 집값 상승은 결코 현 정부의 책임만은 아니다. 코로나19 이후 원자재 가격 상승,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급격한 인상, 박원순 서울시장의 뉴타운 해제와 재개발·재건축 옥죄기 등의 후유증이 누적된 결과다. 앞서 윤석열 정부도 공급 대책을 냈지만, 집값 상승의 진원지인 서울에 신규 공급이 충분하지 못해 결국 실패했다.
올해 정부는 강력한 가계대출 억제 정책을 폈지만, 집값 오름세는 계속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가계부채와 주택가격 간 동조화 약화’를 과거와 다른 최근 특징으로 꼽았다. 지난 12월 24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1년 뒤 집값 상승을 전망하는 소비자 비중을 나타내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2월 121로 전월 119보다 높아졌다. 최근 각종 지표는 내년 우리 경제·금융 안정성은 서울 집값에 달렸고, 수요 억제 정책이 아닌 공급 대책이 좌우할 것이란 점을 명징(明澄)하게 보여주고 있다. 정부와 여당에 따르면 내년 1월 주택 공급 방안이 발표가 유력한데, 그 양과 속도가 ‘획기적’인 수준이 아니면 과열된 집값과 소비자 심리를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이다. ‘영끌’하는 각오로 정책적 상상력과 실행력을 총동원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주택산업연구원은 토지거래 허가제 완화 등을 제언했다. 정부는 공급 계획 발표를 서두를 것은 물론 시장에 확실한 신호를 줄 수 있는 주택 정책의 대전환과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 한편 KB국민은행이 집계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도 이달 15억 810만 원을 기록하며 2008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15억 원을 넘어섰다. 대출 규제 및 실거주 의무 강화로 거래량은 줄었지만, “오르는 곳만 오른다.”라는 심리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 이미 집을 소유한 사람들은 세금 폭탄을 걱정하고, 정부가 집값을 진정시키길 기다리던 사람들은 좌절감과 박탈감을 넘어 배신감을 토해낸다. 부동산 정책 실패가 민심을 요동치게 만들고 있는 형국이다. 시장이 체감할 수 있는 공급까지 절대적인 시간을 소요로 하는 부동산 대책은 적정한 규모와 입지 등을 시장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무겁고 힘든 과제이지만 이를 반드시 풀어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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