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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청년(19∼34세) 중 혼자 사는 비율은 2000년 6.7%에서 지속적인 증가 추세로 2024년 25.8%로 2020년 20.5%에서 4년간 5.3%포인트 증가해 4명 중 1명은 혼자 살고, 30대 초반 남성의 미혼율은 74.7%였으며, 여성은 58%로 나타났다. 이는 2000년보다 많이 증가한 수치다. 여성의 초혼 연령 역시 꾸준히 높아져 지난해에는 여성의 첫째 아이 평균 출산연령이 33.1세로 나타났다. 2024년 19~34세 청년 자살률은 10만 명당 24.4명으로 전년보다 1.3명 증가해 13년 새 최고이며, 육체적·정신적 무기력에 빠지는 ‘번 아웃(Burn out │ 심신 탈진)’을 경험한 청년(19~34세)이 2024년 기준 32.2%로 3명 중 1명꼴에 달한다. 빚은 소득의 1.7배나 되고 19~34세 청년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2023년 7.6%로 전체 인구(14.9%)보다 낮다. 19~34세 청년층 삶의 만족도는 2024년 기준 10점 만점에 6.7점에 그쳤으며, 특히 15~29세 청년층 삶의 만족도는 6.5점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국 중 31위로 하위권에 머문다. OECD 평균(6.8점)보다 0.3점이나 낮은 수준이다. 리투아니아가 7.8점으로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우리나라보다 낮은 국가는 미국 6.4점, 일본 6.2점 등이 있었다. 꿈과 열정으로 활기차야 할 청년들이 불안과 피로에 짓눌려 있는 모습이다. 자신이 외롭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19∼29세 12.7%, 30∼39세 13.0%로 나타났다. 정부는 청년들의 고통을 직시하고 품고 보듬는 해법을 찾는 정책이 화급하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12월 16일 건강·여가·고용·임금·주거 등 12개 영역의 62개 지표를 계량화해 펴낸 ‘청년 삶의 질 2025’ 보고서를 보면, 청년들의 삶을 다(多) 각도로 파악하자는 취지에서 올해 처음 나온 보고서다. 지표 하나하나에 청년들의 고통이 고스란히 스며 있다. 우선 지난해 19~34세 청년 자살률은 10만 명당 24.4명으로 1년 전보다 1.3명 늘었다. 2011년(25.7명)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정신적·육체적으로 무기력함을 느끼는 ‘번 아웃’ 경험 청년은 32.2%에 이르렀다. 비수도권에 사는 청년은 그 비율이 33.3%로 더 높고, 2022년 30%보다 심각해졌다. 청년들이 ‘번 아웃’을 느낀 이유는 ‘진로 불안’이 39.1%로 가장 많고, 업무 과중, 일에 대한 회의감 순이었다. 연령이 낮을수록 그 답을 한 비중이 커 취업난과 밀접히 연관된 것으로 분석이 된다. 취업을 못 해 불안하고 취업에 성공해도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얘기다. 취업에 성공한 청년들의 일자리 만족도가 36%에 그친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주거 사정도 청년들의 어깨를 무겁게 한다. 고시원이나 숙박업소 같은 비주택 거처에 사는 청년 비율은 5.3%로 7년 만에 가장 높아졌다. 특히 집값이 비싼 서울 등 수도권에 사는 청년은 이 비율이 5.7%로 더 높았다. 일자리를 찾아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몰리면서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내몰리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청년 삶의 질 2025’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 10명 중 7명이 일자리와 소득에 불만족을 나타냈다. 외로움과 결혼 기피, 빚 증가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면 자립의 기반이 필요하고 결국 양질의 일자리 매칭에서부터 실마리를 풀어야 함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런데 고용 상황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15~29세 고용률은 1년 넘게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고, 구직 활동을 아예 멈춘 ‘쉬었음’ 청년도 줄지 않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12월 10일 배포한 ‘2025년 11월 고용동향’에 의하면 지난달 15∼29세 청년층의 취업자 수는 349만 1,000명으로 고용률은 44.3%로 지난해 같은 기간 취업자 수 366만 8,000명보다 17만 7,000명이나 줄고 고용률도 지난해 같은 기간 45.5%보다 1.2%포인트 감소했고, 실업자이거나 ‘쉬었음’ 또는 취업준비자로서 일할 의향이 있는데도 일자리가 없는 2030 인구가 160만 명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원하는 미래를 전혀 실현할 수 없다고 느끼는 청년이 늘어나는 건 당연하다. 안정적인 일자리와 소득이 있어야만 내 집도 마련하고 결혼과 출산도 가능한데 그렇지 못하니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청년 일자리를 단순 고용 지표나 경제 성장의 수치로만 볼 일은 결단코 아니다. 일은 꿈을 현실로 바꾸는 도전의 시작이고, 노력하면 삶이 나아질 수 있다는 최소한의 희망이다. 그런 삶의 기본 조건이 멀어지고 무너지면 체념만 커갈 수밖에 없다. 청년들이 무기력한 사회에서 국가의 미래는 의당(宜當) 밝을 리 만무하다. 무엇보다 청년 일자리에 팔을 걷어붙여야 하는 이유다. ‘청년 삶의 질 2025’ 보고서에 의하면 청년 10명 중 7명이 일자리와 소득에 불만족을 나타냈다. 외로움과 결혼 기피, 빚 증가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면 자립의 기반이 필요하고 결국 양질의 일자리 매칭에서부터 실마리를 풀어야 함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완화에서부터 출발하고 고질화(痼疾化)하는‘일자리 미스매치(Mismatch │ 엇박자)’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단기적으로 청년의 눈높이에 맞는 재교육 프로그램 활성화, 신규 채용 시 기업 ‘인센티브(Incentive)’ 부여 강화 방안을 서둘러 시행해야 할 것이다.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인 기업의 투자 및 채용 여력을 키울 규제 개선도 신속히 이어져야 한다. 청년이 일터에 남을 수 있도록 일과 삶이 조화를 이루는 ‘Work–Life Balance’의 직장 문화도 조속히 안착시켜야 한다. 특히 청년의 위기는 국가의 위기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각별 유념해야만 한다.
청년 고용 여건은 최근 통계에서도 계속 나빠지고 있다. 2025년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29세 청년층의 ‘쉬었음’ 인구는 41만 6,000명에 달했고, 30~39세는 26만 1,000명에 이르러 실직, 취업 준비, ‘그냥 쉬었음’ 상태로 ‘일자리 밖’에 내몰린 2030 청년이 160만 명에 육박했다. 코로나 시기인 2021년 이후 최대 규모이고, 전체 2030 인구의 12.7%에 달한다. 특히 ‘쉬었음’ 청년이 통계 작성 이래 최다인 67만 7,000명을 기록한 건 취업 희망마저 접은 최악의 신호다. 저성장이 고착화(固着化)돼 일자리 창출이 줄어들고, 대기업마저 신입사원 채용을 줄이는 현실이 반영된 것이다. 그럴수록 바늘구멍 같은 취업 기회를 얻기 어려운 청년들은 계속 서울로 몰려들며 이들의 주거 여건도 악화하고 있다. 고시원·숙박업소·판잣집 등 주택이 아닌 곳에 사는 청년 가구주 비율은 5.3%였고, 수도권에서는 그 비율이 5.7%로 더 높았음도 눈여겨볼 일이다.
한편 인공지능(AI)이 개발뿐 아니라 법무, 재무·회계 업무도 척척 해내면서, 회계사, 변호사 등 전문직 신입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AI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대기업들은 희망퇴직 등을 활용하며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개발자 직역에서 시작된 AI 발(發) 일자리 지각변동이, 사회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 국내 10대 로펌 신입 변호사 채용인원은 2022년 296명에서 올해 227명으로 3년 만에 약 30% 감소했다. 청년 세대 일자리가 인공지능(AI) 확산과 ‘피지컬 AI(Physical AI)’의 영향에 가장 취약한 영역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다시 생각해 볼 필요도 있다. 사실 AI를 가장 빠르게 배우고 활용할 수 있는 세대는 오히려 젊은 층이기 때문이다. AI 클라우드 1위 업체인 아마존웹서비스(AWS) ‘맷 가먼(Matt Garman)’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2월 16일(현지 시각)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와이어드(Wired)와 인터뷰에서 “AI로 신입직원 대체하는 건 가장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단기 비용 절감보다 장기 인재 육성이 기업과 사회 모두에 이익이라는 의미이다. 청년들이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디딤돌을 정부와 기업이 함께 놓고 실패해도 계속 도전할 수 있도록 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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